'동행'과 함께한 4년, 말이 깊어지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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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coajfieo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5-06-16 14:16본문
'동행'과 함께한 4년, 말이 깊어지는 자리꾸준한 읽기 = 사유의 확장읽기 → 정리 → 발표의견이 다를 때마다 우리는 ‘작은 조각’ 하나씩 주고받으며 생각의 결을 새로이 다듬었습니다.다른 사람 생각이 궁금해서- 정지아, 경향신문 인터뷰, 2023-03-245. 성역 지켜 품격 세우기책장을 덮은 뒤에도 리듬은 계속됩니다.어떤 말은 벽을 세울까?운영자인 저의 ‘글을 씁시다!’라는 상습적(?) 권유에 한 분, 두 분 초안을 올리기 시작합니다. 서로의 글을 고쳐 주고, 감상이 덧입혀지면서 개인적 기록이 공적인 작품으로 성장합니다.이 질문의 대답을 찾아가는 일곱 개의 문저는 이 질문부터 품었습니다.1. 한 발 물러나 ‘합’ 짓기말의 폴더를 비우면 숨결처럼 고운 공백이 들어오니까요.책을 통해 얻게 된 사유가, 정제된 언어가, 서로에게 스며든 영향이 우리의 일상 대화를 한 뼘 더 깊게 만들어 주니까요.-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2020, p.174정리품격은 조용히 완성됩니다.그래서 모임에서는 “그 말, 이렇게 정리해 볼까요?”라는 제안을 하곤 합니다.품격 있게 대화하는 법 - 마음의 성역을 지키는 한마디, ‘책 모임’에서 얻은 말의 힘책을 필사하고, 생각을 노트에 정리하며- 유시민, 『표현의 기술』2016, pp.95-96왜 어떤 말은 사람을 살리고,배려 | 타인의 마음은 성역이다 (장영희)글을 잘 쓰고 싶어서정리된 생각을 말로 풀고, 타인의 말을 들으며 수없이 교차되는 영향 속에서 논지의 빈틈이 메워집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물결이 되지요.- 장영희, 『내 생애 단 한 번』, 2000, p.214책을 꾸준히 읽고 싶어서3. 습관어 비워 숨결 들이기“따뜻한 말은 단단한 마음에서, 우아한 말은 겸손한 마음에서 나옵니다.”태도 | 무지를 인정하고 ‘합’을 만든다 (이어령)대화도 마찬가지겠지요.온라인 독서 토론 모임 ‘동행’을 이끈 지 벌써 네 해째입니다. 처음 문을 두드린 이유는 제각각이었지요.작가의 인생과 사유를 접할수록 내 마음의 근육이 단단해집니다. 말의 무게, 글의 온도도 그만큼 달라집니다.책에서 건져 올린 문장과 내 사유를 버무려 발표용으로 정리하다 보면 자연스레 ‘조리’라는 체계가 갖춰집니다.2. 작은 의심 남겨 존중 띄우기연대 | 낮은 곳부터 비춘다 (정지아)심화 | 말은 마음의 그림자다 (김종원)낮은 목소리, 열린 귀, 그리고 서로의 성역을 존중하려는 마음.“대화란 내가 모른다는 걸 인정하고 너와 함께 ‘합’을 이루어 내는 과정입니다.”- 김종원, 『말은 마음에서 나옵니다』, 2024, 서론·1장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법학자이면서 현대 미국사에 정통한 인사다. 그의 삶이나 관심사도 한국의 평범한 학자들의 그것과는 다르다. 50년대 초반 생인 그는 서구의 68혁명(명칭을 뭐라고 하든)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스스로 밝힌다. 전쟁과 분당의 후유증에 시달리며 독재의 그늘에 있던 당시 한국에서 그런 '세계인'은 드문 시대였다.청년 이상돈의 외조부는 한국 최초의 서양화가 춘곡 고희동 선생이다. 가풍에 힘입어 젊은 시절부터 서구적 자유주의를 접해온 그는 법과 정치를 공부하면서도 서구의 문화와 정치, 사상에 큰 관심을 가졌다. 1970년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타임지를 정기구독했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서도 당대 미국의 정치 문화에 몰입했다고 한다.80년대 대학생들까지만 해도 혁명 이론이나 사상 투쟁이 지적 활동의 주를 이뤘었다. 90년대 학번 정도가 돼야 '당대 서구(선진) 문화'의 흐름을 동시간으로 받아들이는 데 익숙하다고 할 수 있겠다. 현실 사회주의 몰락을 지켜본 것이나, 민주화 이후 한국의 경제 규모가 커진 것, 문화 산업의 폭발, 인터넷의 발달 등은 90년대 이후 학번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이상돈은 마치 90년대 학번들이 서구 문화를 탐닉하듯, 60년대부터 '불모의 땅'에서 서구 문화를 연구해 왔다. 그런 이상돈이 <마릴린 먼로, 그리고 케네디 형제>(에디터)라는 책을 쓴 것은, 그를 잘 모르는 사람이면 의아하게 생각할지 몰라도, 미국 문화와 정치사를 훑어온 그의 이력에 비춰보면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다.마를린 먼로는 단순한 여배우가 아니었다. 흑백영화에서 컬러 영화로 넘어가던 1950년대에서 1960년대 초 할리우드 최고의 '섹스 심벌'이었던 그의 영향력은 영화와 음악은 물론이고 문화, 정치, 사회에 큰 파장을 미쳤다. 전통적인 '모럴(도덕관념)'에 묶여 있던 미국 여성들이 '성(性)의 자유'라는 새로운 관념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던 시기에 마를린 먼로는 그녀들의 거울이자, 이정표 같은 존재였다.이상돈은 서른 여섯의 나이에 세상을 뜬 마를린 먼로를 둘러싼 의혹을 차분하게 추적한다. 그리고 먼로를 통해 당시 미국 정치와 미국 사회를 통찰한다. "나는 우리나라에 1960년대와 1970년대 미국을 제대로 다룬 책이 없어서 우리 사회의 현대사 이해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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